약을 먹어야 되는데 집에 마실 게 없었다.
엊그젠가부터 책상 구석에 있던
유리잔에 2cm쯤 남은 콜라뿐이었다.
콜라는 탄산 한 방울도 없이 시커멓게
먼지만 뜬 상태로 죽어 있었다.
수돗물을 마실까 했지만
내 상상에 수돗물은 아마도 20년 된 파이프를
2km쯤 지나왔고 20년 동안 거기서
너무 많은 것들이 비참하게 죽었다.
죽음의 수돗물이냐,
그냥 죽은 콜라냐 고민하고 있을 때,
@type.songlo
죽은 줄로만 알았던 콜라 밑바닥에서
탄산 한 방울이 유리잔 벽을 타고
기어 기어 표면에 먼지 한 톨 밀쳐내고
콜라 정상에 우뚝 올라 반짝였다.
“나는 아직도 콜라다!”
멋있게 외치듯이.
그래놓고 탄산 방울은 슬프게
금방 톡, 터져 영영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너는 내가 아는 가장 맛있고 멋있는 콜라였단다.”
죽은 콜라를 애도하며
잔을 들어 원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