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취준생이라 편의점에서 예산과 도시락과 삼각 김밥을 신중히 저울질해 골랐다. 음료수는 한참 고민하다가 봉봉 두 개를 샀다. 외계인은 눈사람처럼 얼굴과 배가 볼록하고 살이 좀 찐 편인데, 외계인은 다 그런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엄청 많이 먹는다.
나는 삼각 김밥을, 고양이는 아그작 사료를 씹어 먹고 외계인은 벌써 도시락을 두 개나 축내고 봉봉을 마시는데 너무 좋아하더라. 포도알 하나하나에 감탄 감탄을 하면서 투명한 볼이 발그레 분홍색이 되는 게 너무나도 귀여웠다.
근데 마지막 포도 봉봉 알갱이가 캔의 벽에 달라붙었나, 동그란 손으로 탈탈 털고 둥근 고개를 뒤로 젖혀 그 위에서 봉봉 캔을 막 흔들어대는데, 그거 혀로 먹어야 되는데 하면서 혀를 메롱 보여줬더니, 얘가 갑자기 시무룩해지더라.